자연은 모두의 것이어야 합니다.
그 속에서 누군가는 두 다리로 걷고, 누군가는 두 바퀴로 이동합니다.
국립공원공단은 이런 ‘이동의 다양성’을 배려해 무장애 탐방로를 확대해왔습니다.
휠체어, 유모차, 고령자, 시각장애인 등 누구나 안전하고 편안하게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경사도와 노면을 평탄하게 조성하고, 화장실·휴게 공간·점자 안내판까지 마련된 길.
바로 국립공원 무장애 탐방로입니다.
2025년 현재, 전국 22개 국립공원 중 약 17곳에 공식 무장애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으며,
총 28개 구간 이상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고, 많은 분들이 찾고 있는 명소들을 지역별로 소개해드릴게요.
1. [북한산국립공원] 정릉~평창공원 무장애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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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서울 성북구 정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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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약 1.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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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북한산 자락을 따라 조성된 도심형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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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접근성: ★★★★★
북한산의 북사면에 위치한 정릉 코스는
서울에서 가장 접근성이 좋은 무장애 탐방로입니다.
이 길은 평창동 입구에서 정릉 방향으로 완만하게 이어져 있어
노인과 어린이, 휠체어 사용자 모두 무리 없이 이동이 가능합니다.
길 곳곳에는 벤치와 목재 데크 쉼터, 편의화장실이 있어
서울 시민들의 자연 속 산책 코스 1순위로 꼽힙니다.
2. [속리산국립공원] 세조길 – 법주사 앞 무장애 탐방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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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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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약 1.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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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속리산 법주사를 지나 세조길까지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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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시설: 무장애 주차장, 전동 휠체어 대여 가능
속리산은 우리나라 전통과 자연이 어우러진 명소입니다.
그 중심인 법주사부터 세조길까지 연결된 탐방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과 함께하는 역사와 자연의 무장애길입니다.
조용한 숲길을 따라 걸으며, 500년 넘은 전나무들을 지나면
‘자연과 동행하는 쉼’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3. [지리산국립공원] 노고단 탐방로 (초입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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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전남 구례군 성삼재 주차장 인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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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약 0.7km (일부 구간만 무장애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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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고산지대에서 느끼는 청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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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사항: 지리산에서 가장 높은 접근 가능한 구간
성삼재 주차장에 도착하면, 바로 시작되는 완만한 데크길이 있습니다.
이곳은 지리산의 전경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보기 드문 고지대 무장애 코스로,
전망대까지 전동휠체어로 이동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노고단의 상쾌한 공기와 풍경을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길이죠.
4. [오대산국립공원] 상원사 일주문~상원사 무장애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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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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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약 1.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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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단풍 명소로도 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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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시설: 무장애 화장실, 유모차 대여소
오대산의 무장애 탐방로는 ‘상원사’로 향하는 고요한 숲길을 중심으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가을이면 단풍잎이 바닥을 덮고, 여름이면 피톤치드 가득한 나무그늘 아래에서
휠체어를 타고 천천히 거닐 수 있는 드문 장소이기도 합니다.
특히 전통사찰과 숲이 공존하는 구조라
문화적인 감동까지 함께 전할 수 있는 명소로 손꼽힙니다.
5. [가야산국립공원] 해인사 진입 무장애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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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경남 합천군 가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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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약 1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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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해인사 대장경 판전으로 향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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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 명상용 벤치와 데크 쉼터 다수 설치
‘걷기 명상’이라는 키워드와 가장 잘 어울리는 국립공원 코스입니다.
가야산 탐방로 초입은 전 구간 무장애 데크와 흙길로 조성되어 있으며,
수행의 길답게 사색과 침묵을 권장하는 분위기로 만들어졌습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안내판, 음성유도 안내도 함께 마련되어 있어
장애의 유무와 상관없이 모두가 같은 감동을 받을 수 있는 공간입니다.
6. [계룡산국립공원] 갑사 탐방로 일부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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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충남 공주시 계룡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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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약 0.9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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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갑사 절 경내와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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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음성안내 시스템 일부 구간 작동
계룡산 무장애 탐방로는 그리 길지 않지만,
계룡산 국립공원의 청명함과 사찰의 고요함이 공존하는 공간입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봄철이나,
단풍이 붉게 물드는 가을에 방문하면 산사와 숲이 주는 위로를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국립공원 무장애 탐방로, 이렇게 이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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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공단 홈페이지에서 무장애탐방로 메뉴를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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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지역은 전동휠체어 무료 대여 서비스도 운영 중입니다 (예약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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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애 주차장, 장애인 전용 화장실, 쉼터 위치도 안내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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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 OK’ 표시는 대부분 함께 포함됩니다.
마무리하며: 자연은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입니다
산을 오르지 않아도, 땀을 흘리지 않아도,
조용히 앉아 자연을 느끼는 시간은 모두에게 필요합니다.
국립공원 무장애 탐방로는 단순한 편의 시설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더 공평한 자연을 위해 나아가는 증거입니다.
장애인, 고령자, 아이, 혹은 단순히 쉬운 길을 찾는 누구든
이 길 위에서 숨 쉬고, 느끼고, 위로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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